
수궁가에서 육지로 올라온 별주부가 토끼를 처음 만나는 장면이 있다.
별주부가 토끼에게 토선생이라 존칭을 쓰며 말을 거니 토끼는 그런 대우가 좋아서 방정을 떨며 자신의 삶에 대해 허세를 부린다. 별주부가 처음 마주한 묘한 매력의 토끼를 문배도로 그려본 그림이다.
“나는 삼백 년을 세세로 두루 돌아다니며 만첩 산중에 백화만발하고 서운(瑞雲)은 은은하여 푸른 솔은 축축 늘어져 있고 푸른 물은 잔잔한데 향기 무성한 곳으로 시름없이 다니면서 백초(百草)의 이슬을 싫도록 받아 먹고 산림 화초 간의 향기를 마음대로 내 몸에 쏘이며 무주공산(無主空山)에 시비 없이 왕래하여 산과(山果)를 마음대로 먹으며 분별없이 천봉 만학(千峰萬壑)에 때때로 기어올라 온 세상을 굽어보면 가슴 속이 시원하니 그 재미는 입으로 말하기 어렵다네. 자네도 세상 흥미를 취하겠거든 나를 따라 노는 것이 어떻겠나?”
<별주부전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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